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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일
호오, 로로로 뤼오
난 떠나기 싫어요
파도치는 억새 물결 속에 숨어
이방인의 목소리로 이별을 더듬지 말아요
지난 밤 마칼바람 소리에 소스라쳐
떠난다는 이야기하지 마세요
우리 같이 노래하던 별도봉 기슭에
상록의 전설 만발하고
지난 봄 튼 둥지가
아직도 따뜻하잖아요
호오이, 이어 이어 이어도 이어
저 바다 건너면 환상의 나라 있나요
여기가 바로 이어도일 거예요
나는 이곳이 좋아요
혹 저 빌딩 숲 속 사탄이 춤을 추더라도
금단의 열매 함께 따먹고
종탑에 숨어 기도하다 눈보라 휘몰아치면
꽁꽁 얼어붙어 등신불이 될래요
우리 그냥 이대로 있어요
이제 곧 봄이잖아요
호오, 로로로 휘오
2005. 8.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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