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이미지
김태일
시커먼 아스팔트 위
스산한 달빛 속 꽃샘바람 한 줄기에
활짝 핀 벚꽃이 흩날린다
4. 3이 올 때마다
달그림자에 쫓기던 삼촌은 항상
콘센트에 플러그 꽂히듯 중얼거렸다
동네 바닷가 물속에 몸 숨겼을 때
섬광처럼 희번덕이던
파도의 포말이 저랬다는 것이다
언젠가 뉴스에서 본 아끈다랑쉬오름
동굴 탐사단의 횃불에 반짝이던
이재수 소년의 새하얀 백골도 저랬다
아마 깊은 바다 속 해녀 누나가
가까스로 벅찬 숨 참아낼 때 보았다는
저승 문턱 또한 저랬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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