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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그녀를 떠나야 그녀를 보았다

동박새의 사랑

by 숨비 소리 2009. 9. 2.



동박새의 사랑

김태일


꽃 진 동백나무 가지
동박새 한 마리
연못 속으로 몸을 던진다

연못 속 제 모습을 동백꽃으로 아는지
자꾸만 자맥질이다
제 짝을 찾듯

그녀가 첫사랑이었니?
전생 어느 깊은 산골 시냇가에서 너에게 쫓겨
이승으로 몸 숨긴 수줍은 사랑

화들짝 놀란 고 녀석
젖은 깃털 고르려 날개 추스를 때마다
동백꽃 한 송이 피어난다
나의 첫사랑


2007.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