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두꽃 지는 이유
김태일
봄이다
부활이다
돌 틈에도 복사꽃
동토 뚫고 개나리꽃
모두 되살아나
삐꼼 빼꼼 창문 열어 이 세상을 내다본다
한라산 잔설 위엔 자청비*의 환영인 듯 목련꽃 흐드러지고
담장 너머엔 새색시처럼 부끄러이 달아올라
한낮 햇살 살 비비는 살가운 앵두꽃
밤새 함박눈 되었나
뜰 앞이 하얗다
바람 골 내달려온 그 별빛에 놀랐을까
몰래 엿본 내 눈빛에 흠칫했나
흩날리는 꽃잎마다
앵돌아져서
앵도르르
* 자청비 : 제주 신화 '자청비'의 애틋한 사랑 이야기 주인공
자청비가 환생꽃을 얻어다 죽은 문도령을 환생시킴
2007. 3.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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