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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그녀를 떠나야 그녀를 보았다

나를 흔든 그대, 아린

by 숨비 소리 2009. 9. 1.



나를 흔든 그대, 아린

김태일


그래, 아린

마른 가지에 꽃을 피운 건 햇살이었지

하늘이 이 땅을 낳듯

바다를 낳듯

그렇게 세상이 우리를 낳았지

마치 바람이었지

숙명처럼

아무렴, 아린

꽃잎에 이슬 내리듯

잠자는 저 바다를 깨운 건 달빛이었지

물론 나를 흔든 건 바로

이 가슴 아린

그대, 아린
 

2007. 2.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