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열차
김태일
우선 카페리를 타겠네
시월 어느 날
시베리아 횡단 철도 종단점
블라디보스토크 항구여도 좋네
어쩌다 단풍 든 그대 옷자락이
뱃전에 부딪혀오는 파도와 몸을 섞어 풍악 설악
흩날리기라도 하면 좋겠네
동해 바다 어딘가에는 약속처럼 갈매기 날고
마침내 기차가 와 닿겠네
바람처럼 질주하는 열차를 타겠네
활활 불꽃이 되겠네
낙화 되겠네
그대가 앉을 자리에는
벚꽃 산수유꽃 흐드러지게 피어나는
엽서 한 장 넣어 두겠네
비워 두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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