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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시>제주바다 숨비소리

시냇물은 왜 바다로 - 김태일

by 숨비 소리 2015. 1. 28.

 

시냇물은 왜 바다로

 

 

 

김태일

 

 

 

나는 습관처럼 가끔 산에 오릅니다

정상에 올라 이 세상을 굽어보려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내려오는 길이었습니다

얕은 계곡만을 골라

낙엽 몇 잎 싣고 졸졸 흘러내리던 시냇물이

잠시 멈추어 선 못 위에

소금쟁이와 물방개와 개구리들이

물살을 가르며 헤엄치고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물가엔 시내가 모여서 피워낸 이름 모를 들꽃들이

파도타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때 저는 보았습니다

시냇물이 흘러

바다가 되어

그 넓은 가슴에

저 하늘 구름과 해와 달과 별과 그리고

돛단배와 카페리를 품어 안는 모습이었습니다

입가엔 그녀가 피워 올리는 새하얀 꽃이

서로 어깨 걸어 부채춤을 추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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