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발표시>제주바다 숨비소리

바람

by 숨비 소리 2013. 5. 27.

 

 

 

 

바람

 

 

김태일

 

 

 

 

그때였다니까

시청 네거리 가로질러 냅다,

진지를 향하여 활강하는 쌕쌕이같이 날아들더군

무단횡단이었어

깔딱고개 자동차 물결 앞지르고

빨강 신호등도 무시하고

 

모르겠어, 어디서 왔는지, 왜 왔는지

마치 해일이었어, 느닷없이

태평양 횡단하는 새파란 돛이 둥실 솟아오르기도 하고

시베리아 기단 잠자던 독수리가 다시 덮쳐 오기도 하고

 

아무렴, 바람일 리야 있나, 그대라면 또 모를까

라일락 꽃향기 분분한 봄날이었거든

시詩가 흩날릴 듯한

 

 

 

'<발표시>제주바다 숨비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구월  (0) 2013.08.12
뻐꾸기  (0) 2013.06.23
  (0) 2013.05.24
별도봉 무지개  (0) 2013.02.04
낙타와 바다  (0) 2013.02.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