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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시>제주바다 숨비소리

낙타와 바다

by 숨비 소리 2013. 2. 4.

 

 

 

낙타와 바다 

김태일


외딴 바닷가에 엉거주춤 멈춰선 낙타
수평선 응시하며 눈을 껌벅인다

 

웬일일까
언제나 울퉁불퉁 투덜거리기만 하던 사막
오늘따라 몸 뒤척이며 허리를 편다

 

출렁이는 모래 언덕
넘실거리는 금빛 노을

 

오아시스일까
신기루일까
지난밤 그 별들이 쏟아져 내렸을까

 

순간 낙타의 두 눈이 반짝인다
낙타가 바다를 향하여 발걸음을 옮긴다
파도가 낙타를 향하여 밀려온다

 

그대 처음 만날 때도 이랬지

 

모래무지 귓가로 속살거리는 금물결
텅 빈 눈동자엔 하얗게 샘솟는 오아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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