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멸寂滅
김태일
여행은 적멸인가
구례 산수유 마을을 찾아가다
지나가는 주민에게 물었다
“산수유 마을 어디로 가요?”
“좌회전이제이, 허벌나게 피었고마이.”
차창 밖 시골 아낙이 아스라이 사라져간다
한밤에 출출하여 치킨 가게에 전화를 걸었다
“여기 게스트하우스인데요, 치킨 두 마리요.”
“지금 몇 신교? 잘못 걸었다 아이가.”
전화기 속 아제도 찰칵 한순간에 영영 이별이다
우연히 올려다본 밤하늘 별똥별 하나
왈칵 가슴을 후려친다
그래 그댈 잊기로 한다
이 생 또한 여행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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