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
김태일
나는 손님이다
화창한 어느 봄날 소나기 뛰어들 듯
반쯤 열린 창틈으로 눈보라 휘몰아치듯
이 세상에 나는 손님이다
거울 속에도
연못 속에도
허락도 없이 뛰어든다
그대 또한 손님이다
창밖 새소리가 꿈속으로 날아들 듯
저 하늘 뭉게구름이 이 가슴 속으로 스미어들듯
아무 때나 불쑥불쑥
달 속에도
꽃 속에도
막무가내 떠오르는 그대
이 세상에 우리는 모두 손님이다
무례한 손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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