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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시>제주바다 숨비소리

손님 - 김태일

by 숨비 소리 2016. 12. 24.

 

 

손님

 

 

 

 김태일

 

 

 

나는 손님이다

화창한 어느 봄날 소나기 뛰어들 듯

반쯤 열린 창틈으로 눈보라 휘몰아치듯

이 세상에 나는 손님이다

거울 속에도

연못 속에도

허락도 없이 뛰어든다

 

그대 또한 손님이다

창밖 새소리가 꿈속으로 날아들 듯

저 하늘 뭉게구름이 이 가슴 속으로 스미어들듯

아무 때나 불쑥불쑥

달 속에도

꽃 속에도

막무가내 떠오르는 그대

 

이 세상에 우리는 모두 손님이다

무례한 손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