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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시>제주바다 숨비소리

애월涯月 그리기 - 김태일

by 숨비 소리 2016. 1. 1.




애월涯月 그리기

 

 

  김태일

 

 

별빛 붐비는 애월 바닷가

해안도로 고갯길을 오르다가 보았습니다

해바라기 그리던 반 고흐가 슬쩍 걸어 놓은 귀일까요

엄쟁이 언덕 구름 위에 괴이하게 턱을 괸

파아란 초승달 하나

 

그렇게 님 보내고

거기 물가에 기대어 앉아

나는 들었습니다

바흐에서 모차르트까지

함께 밤을 새우던 그 천년 파도 소리

 

집어등에 젖어드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소주 한 잔에 목이 메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아슴아슴 빠져들었습니다

애월 바다 가득 은물결 소나타

흔들리는 님의 실루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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