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일
무슨 까닭일까
흐느적흐느적 흐르는 희누런 강줄기
오늘따라 비가 내린다
눈보라에 쫓겨
옆구리가 터진 자작나무 가지에도
지평선 끝 주춤거리는 시베리아 횡단철마에도
언제였을까
여기 말달리던 옛 선인
가쁜 숨 몰아쉬며
목 축일 때
싱긋 미소 짓던
이름 모를 이 들꽃
가슴이 젖어드는지
지그시 눈 감고 손을 내민다
어서 오라고
- 제주문학 제53집(2010년 하반기) 발표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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