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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시>제주바다 숨비소리

바당도 뒈싸지멍 갈라지멍 울었주 - 김태일

by 숨비 소리 2022. 2. 9.

 

 

바당도 뒈싸지멍 갈라지멍 울었주

 

 

 김태일

 

 

어멍도 아방도 오라방도 다 죽어부렀주

초가집덜도 ᄆᆞᆫ딱 불타부렀주

옷이고 이불이고 온갖 세간살이도 타부렀주

옆집 비바리도 우리 집 똥개도 미청

천장 만장 길길이 날뛰었주

살아이신 건 ᄆᆞᆫ딱 쓸어불젠 허여신ᄀᆞ라

마을이란 마을은 닥치는냥 불질러부렀주

죽은 괴기만 먹는

까마귀 떼덜만 온 섬을 뒤덮었주

칼바람 불어닥친 무자년 중산간 마을이었주

제주 바당도 뒈싸지멍 갈라지멍 울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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