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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시>제주바다 숨비소리

곤을동坤乙洞의 봄 - 김태일

by 숨비 소리 2016. 7. 23.




곤을동坤乙洞의 봄

 

 

 

김태일

 

 

 

4.3을 맞이하여 올해도 나는

습관처럼 곤을동을 걷고 있었지요

 

별도봉 능선을 타고내린 봄바람이

크루즈에 오르고 있더군요

유채꽃이 샛노랗게 졸고 있고요

 

초토화된 마을 돌담길 올레에선

그때 그 외마디 비명처럼 장끼가 울고요

어느 빨래터에서인지

제주휘파람새 한 마리 자지러지고요

 

그들이었어요

역시 그렇게 살고 있었어요

 

무지갯빛 망토에 하얀 머플러 두른

떠꺼머리총각 거들먹거리고요

올리브 빛 얼굴에 긴 꼬리 자랑하며

그 비바리 호들갑 떨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