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생
김태일
느닷없는 피아노 소리에
화들짝 시간과 공간이 동시에 탄생하더라
시간을 거슬러 오른 귀머거리 베토벤이 운명을 거느리고 어슬렁거리는 막다른 골목 담장 위더라 동박새 한 마리 가쁜 숨 몰아쉬며 교향곡 속으로 날아 들더라 순간 따스한 입춘 햇살에 동백꽃이 열리더니 비로소 새로운 시공간이 탄생하더라
그때 환영 속
어느 산골 초가 토방에서
고고성 울리며
내가 탄생하고 있더라
나의 탄생이 곧
시간의 탄생이요 공간의 탄생이더라
내가 바로 이 세상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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