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아린
김태일
그대 아린, 나의 님이여
등굣길 언덕 너머에 피어난 무지개를 좇아
끝없이 들길 헤매던 그때도 그랬지
이 마음 가장 깊은 곳에 숨어
언제 어디서나 항상 나를 지켜보고 있는 아린
항상 미소나 슬픔으로 위장하여
가까이 다가갈수록 멀어지는 그대 아린
제주 숨비소리 피 흐르는 이 몸속에 숨어
가야 고분 왕관 속 살로 빚은 역사이거나
알타이 산 몰락한 왕조 뼈로 지은 신화이거나
알 듯 모를 듯 은밀한 밀어 계속 속살거리는
그대 아린, 나의 님이여
그대가 이 가슴 속 여기 있어도
나는 오늘도 그대 찾아 길을 떠난다
한 걸음 다가가면 더 멀리 멀어지기만 하는
아린, 그대 아린, 나의 님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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